방학·휴가 시즌 해수욕장이 청소년 음주 해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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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휴가 시즌 해수욕장이 청소년 음주 해방구?
  • 박현 기자
  • 승인 2016.08.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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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음주 유혹 빠지기 쉬워…음주 시 범죄 저지를 위험 8.5배 ↑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휴가철이면 유명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몰려든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휴가철이 되면 정부와 각 지자체, 시민단체 등에서 청소년 흡연·음주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한 편이다.

여성가족부의 2015 주요업무 참고자료에 따르면 2014년 8월 피서지 청소년유해환경 6개 지역 점검·단속 건수는 단 9건에 불과했다.

각종 커뮤니티에 '경포대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고딩'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여전히 헌팅 요령이나 술을 마신 후기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속을 피하려는 청소년들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5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주류 구매 용이성은 80.4%에 달했다. 청소년 대다수가 술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7~8월은 여름방학을 맞아 모처럼 해방감을 맛보는 청소년들의 일탈 및 비행 행위가 증가하는 시기로 그만큼 다양한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며 “특히 충동성이 강하고 군중심리에 휩쓸리기 쉬운 청소년들은 술을 마시게 되면 도덕성이나 판단력이 둔화돼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의 음주와 범죄와의 상관성 연구(2006년)에 따르면 청소년이 음주 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8.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란이 된 청소년 범죄 역시 음주와 연관이 있다. '제2밀양사건'으로 불리며 재조명된 도봉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도 비슷한 경우다.

5년 전 당시 고등학생이던 피의자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중학생 A양과 친구 B양을 서울 초안산 기슭으로 불러내 술을 먹여 혼절시킨 뒤 집단으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이 사실을 숨겼고 최근에서야 수사가 진행된 이 사건은 연루된 피의자만 무려 22명에 달해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6월 강원도 횡성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투신 자살한 여고생 사건과 전북 김제 모텔에서 발생한 고등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 역시 청소년들이 술을 마신 뒤 일어난 범죄였다.

허성태 원장은 “청소년 음주 예방은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하며 “휴가철에는 피서지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음주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만큼 더욱 철저한 단속과 시민들의 신고 정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도움말=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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