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마음으로 소통 강화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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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마음으로 소통 강화에 노력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6.07.0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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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 창립 57주년 기념 홍정용 회장 특별대담
"의료인이 자긍심 갖는 건강한 대한민국 소망"
▲ 홍정용 회장
7월2일 대한병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본지는 홍정용 회장과의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홍 회장은 '국민과 회원병원에 사랑받는 병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의료서비스의 양적확대가 논의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보건의료의 지속가능성에 그 무게의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홍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대한병원협회가 창립 5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향후 병원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회장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1959년 김동익 박사님에 의해 창립된 때부터 병협은 국민에게 최선의 의료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가치로 삼아 왔습니다. 이것은 병협이 존재하는 한 불변의 가치입니다.

지난 50년을 되돌아 보면 국가경제의 위상변화에 못지않게 보건의료분야도 발전했습니다. 그 중심에 우리 병원협회가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병협 창립 반세기가 지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과거 50년간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양적 확대가 논의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보건의료의 지속가능성에 그 무게의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적 분위기가 그러하듯이 보건의료 정책 수립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사회적 통합이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 취임사에서 ‘소통과 협상력이 강한 협회’를 회무의 최우선 과제로 꼽으셨는데, 이를 위해 병원협회가 추진중인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우리사회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 소통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의료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미 제도적 민주화는 어느정도 안착되었습니다. 의료분야만 하더라도 중요 정책을 심의ㆍ의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절차적 중립성을 확보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용적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동안 많은 정책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이해가 다른 이들이 참여해 모두 자기만의 언어로 자기만의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사회적 통합보다는 오히려 반목이 양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소통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병원협회는 이해가 다른 모든 분들과 만날 것입니다. 듣고,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양보할 부분과 대안을 고민할 것입니다.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당연하게 볼 수도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강화하겠습니다.

-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사랑받는 병원협회'를 강조하셨습니다. 국민을 위한 병원협회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앞에서도 밝혔지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우리 병원협회의 사명입니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병원도 건강해져야 합니다.

병원협회는 회원병원이 제대로된 양질의 의료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지원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고민을 국민들에게 허심탄회 전하고 이해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병원계가 지속적으로 해 왔던 사회공헌 활동도 재검토하여 향후 보다 개선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 직원이 행복한 병원협회를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실행 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직원들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회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무국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첫 번째로 지난 상임이사회에서 직제개편안이 의결되었습니다. 현 정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적자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즉, 현행 ‘국’단위 중심의 조직을 ‘본부’체계로 격상해 간부의 책임감 고취와 유기적 운영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 할 예정입니다. 또한, 부서별 정원제는 폐지하고 총직급별 정원제를 유지해 탄력적으로 부서별 인원 조정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 타보건의료단체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인 속내를 털어놓지 못한 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통해 내가 양보하여야 할 것을 고민하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지속해 보는 것이 어쩌면 유일한 대안일 듯 합니다.

- 병원협회 산하 직능 및 지역별 단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계신데, 회원병원들이 병원협회에 요구하는 사항은 무엇인가요.

사무국내에 회원지원팀을 두어 시도병원회 및 직능병원회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병원회 건의사항 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이고 있습니다.

주된 건의내용은 병원 경영 합리화를 위한 비용절감 및 규제로 인한 경영상 애로사항 해결요청입니다.

지난 총회에서 제시된 건의내용은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이용의 양극화 해소정책 추진, 수가구조 개선, 신용카드가맹점수수료율 공공성 인정 인하조정, 의약분업 제도개선, 대학병원의 각종 평가 및 인증제도의 중복업무 개선 등입니다. 각 사안별로 사무국내 해당 부서와 소관 위원회를 통해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취임 하자마자 2017년도 수가협상을 진행해 1.9%의 인상률에 합의했습니다. 이번 수가협상에 대한 평가와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007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도입된 이후 우리 병원계는 최소한의 물가인상률에도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평균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인상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의료행위의 원가의 평균 85% 수준의 의료수가제도에서 병원은 장례식장과 같은 의료 이외의 부대사업을 통하여 근근히 운영되고 있고, 지난해 메르스 이후에 환자안전, 감염관리 강화와 같은 중차대한 사회적 요구에 따른 병원의 의료시설, 인력, 장비의 투자가 절실한 시점에서 2017년도 환산지수 계약에 1.9%수가 인상에 불가피하게 합의를 하게 된 것은 회원병원에 송구할 따름입니다.

현 수가결정 구조는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일방적인 수가인상폭 결정에 따른 불합리한 구조를 벗어 날 수 없는 한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수가결정 구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임기내에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운영으로 인해 간호인력난을 호소하는 지방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한 병원협회의 대응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간호인력에 대한 수요는 의료기관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의 경우, 직접적인 환자간호 업무 이외에도 마취, 호스피스, 감염관리, QA 등 간호사의 활동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안전법 시행과 작년 메르스 사태 후 감염관리 개선에 따른 전담인력 기준 강화로 간호사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심평원 등에서도 해당 기관의 사업 확대에 따라 간호사 면허 소지자에 대한 채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일선 병원들의 입원환자 간호인력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이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병원협회는 우선, 시급한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 완화를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병원의 병동 적정관리를 복지부에 건의했고 장기적으로는 간호대 입학 정원 확대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건의할 계획입니다.

2009년에도 간호대의 입학정원을 4년간 한시적으로 약10% 이상 증원시킨 바 있어, 사회적 요구에 따라 간호대 입학정원 확대에 대한 논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수련환경 개선 및 대체인력 고용 등 수련병원들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도 병원협회의 역할 정립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병원협회의 입장은 무엇인지요.

전공의특별법에는 “전공의 육성과 수련환경 평가에 대해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재정지원을 어떻게 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진료공백에 따른 필수적 추가인력 투입에 대한 비용, 수련시설과 지도전문의에 대한 비용 등 재정지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안을 만들고 전공의협의회와 의사협회, 의학회와 함께 수련비용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재원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특별법 제정으로 환자진료 공백, 양질의 전문의 교육 저해, 수련병원 포기 등 국민건강 관리 체계에 심각한 피해가 미치게 될 것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병원협회는 앞으로도 의학회를 비롯한 각 학회와 함께 개편되는 수련환경 속에서 우수한 전문의 양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련교육체계 강화를 통해 수련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또한 병원협회 내에서 그동안 병원 수련 평가 사무업무를 맡아온 병원신임평가센터의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에서도 평가기준 개선 및 합리적인 보상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인증제의 어려운 점은 많은 시간, 인력, 금전을 투자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보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인증제도는 안전하고 높은 수준의 의료를 지향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자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대형 의료기관의 경우 중소의료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적·물적 자원이 여유로울 수 있겠지만, 병원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인력운영의 탄력성이 낮고 자금운영의 여유가 작기 때문에 인증을 준비하고 평가받는 기간 동안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인증기준을 충족한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도 이를 지속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증제 준비 과정에서 과도한 업무로딩으로 인한 이직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합리적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인증제의 성공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열쇠입니다.

합리적 보상대책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인증제도의 확산 및 정착을 위해서는 인적, 물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꼭 수행하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취임한지 한달 반이 되었습니다. 20년 가까이 협회의 상임이사로서 활동해 왔지만 가장 바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평생을 의업을 위해 살아온 사람으로서 우리 의료인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인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국민도 행복하고, 의료인도 행복한 제도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회장으로 취임 후 병협 직원들에게도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만나고 나누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보건의료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보건의료 정책개선에 이정표를 만드는 회장이 되려고 합니다. 지켜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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