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풀렸다고 술 한 잔으로 긴장까지 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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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풀렸다고 술 한 잔으로 긴장까지 풀지 마세요”
  • 박현 기자
  • 승인 2016.04.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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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버스 내 음주가무, 자전거 음주운전 모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최근 친목회 봄나들이에 따라 나섰다가 깜짝 놀랐어요. 관광버스 안에 말로만 듣던 노래방 반주기와 술이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이동하는 2시간 동안 관광버스 안에서 술을 마시고 춤추는 사람들을 보면서 혹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어요.”(50대 주부 박 모 씨)

“날이 풀리자마자 자전거 동호회에서 근교로 라이딩을 갔어요. 목적지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는데, 몇몇 분들이 가볍게 반주를 하시더라고요. 집으로 되돌아갈 때에도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 그때까지 술이 깰까 걱정스럽더라고요.”(40대 회사원 최 모 씨)

날씨가 풀리면서 근교부터 먼 지역까지 봄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흥을 돋우려 마신 술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봄나들이 철이 되면 가족 단위 나들이 차량, 친목회나 동호회와 같은 단체관광 이동차량이 늘어나면서 전세버스 운행량이 많아진다. 그만큼 전세버스로 인한 사고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4일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봄철 전세버스 사고는 2013년 4천563건에서 2014년 4천68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5천37건으로 23.8%나 증가했다. 경찰청이 집계한 전체 교통사고 증가폭(약 3.8%)과 비교하면 약 6배 이상 많다.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면 사고위험이 높아지는데 춘곤증이 심해지는 봄철에는 졸음운전까지 더해져 사고위험이 더욱 커지게 된다.

게다가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술 마시고 춤을 추는 관광버스 음주가무 행위는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위협해 사고를 더욱 부추긴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김석산 원장은 “버스 안 승객들의 음주가무 행위는 운전자의 집중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버스의 중심을 무너뜨려 사고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급제동이나 차선변경이 일어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봄철 자전거 음주운전 사고도 여전하다. 문제는 자전거 음주운전 사고 역시 한 번 일어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있다.

실제 지난 3월에는 만취 상태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40대 남성이 천변 5m 밑으로 추락해 골절 등 중상을 입은 바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김석산 원장은 “술을 마시면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알코올 성분은 우리 몸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반사신경을 떨어뜨리는데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그만큼 떨어져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입법추진 중인 자전거 음주운전 처벌조항이 제정되면 자전거 음주운전자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료 또는 구류처분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김 원장은 “법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봄나들이 철 음주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음주에 대한 시민들의 주의와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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