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열풍, 즐기면 ‘묘수’, 집착하면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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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열풍, 즐기면 ‘묘수’, 집착하면 ‘패착’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6.03.2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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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으로 관심 높아진 바둑, 정신건강에 도움
시공간 파악능력, 집중력, 기억력, 판단력 등 뇌기능 발달에 효과적
최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바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전국의 기원과 바둑학원에 수강문의가 크게 늘고, 바둑 관련 서적 판매도 5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높아진 관심만큼이나 정신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주목 받고 있다. ​

바둑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놀이이자 두뇌 스포츠다. 특히 두뇌 계발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4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뇌 영상 연구를 통해 ‘바둑이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H+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기경 과장은 “바둑은 시공간 파악능력, 주의, 집중 유지능력, 판단력 등 전두엽 기능 모두를 골고루 자극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매예방 및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 등 뇌 기능 발달 및 대인관계 형성에 영향
바둑은 흑돌과 백돌을 바둑판 위에 번갈아 두면서 이른바 ‘집’을 많이 짓도록 경쟁하는 게임으로 시·공간 파악능력과 주의력, 집중력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방금 자신이 돌을 둔 곳을 기억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작업 기억, 판단력, 실행기능 등도 필요하다.

따라서 일반인에 비해 바둑을 오래 둔 사람들은 정서적 문제 처리와 직관적 판단을 처리하는 뇌 기능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장시간 대국이 진행되는 내내 크고 작은 좌절을 견뎌야 하고, 상대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수 만 가지 경우의 수와 여러 가능성을 염두하고 지속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손으로 바둑돌을 집고, 놓는 행동을 통해 미세운동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손의 움직임에 따라 뇌 기능 자극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뇌의 전두엽 기능을 골고루,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뇌의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퇴화하기 마련인데 꾸준히 바둑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뇌 운동이 되면서 기억력과 판단력, 구상력 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집착과 승부욕은 오히려 해…무리하지 말아야
다만 모든 스포츠와 게임이 그렇듯 지나친 집착과 승부욕은 스트레스를 유발해 오히려 정신건강을 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너무 몰입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실제로 승패에 과하게 집착하다 보면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수를 둘 때마다 지나치게 신경 쓰게 돼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심해진다. 또 지나친 속기는 두뇌 운동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요즘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바둑을 즐기는 애호가들도 많은데, 직접 상대를 대면하는 것과 달리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손쉽게 대국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빠지는 경우도 많다. 

이기경 과장은 “바둑은 절제력, 자제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뇌 기능 발달과 정신 건강을 위해서 좋다”라며 “다만 지나친 집착은 삼가고 상대방에게 대국예절을 갖추는 등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고받을 일을 피하면서 적절히 즐길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 H+양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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