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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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에러
  • 박현 기자
  • 승인 2016.03.1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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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에러를 범할 수밖에 없는가?
안전에 대해 가장 중요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 리즌의 저서 '휴먼에러'가 드디어 우리 말로 번역되어 출간됐다.

이 책은 가톨릭대 경영대학원 김광점 교수와 김 교수의 아들인 성진 군(미국 바싸칼리지서 철학과 심리학 전공 중)이 공동으로 번역했다.

이전에 여러번 발생한 대형사고와 2년 전 발생해 전 국민을 충격속으로 몰아 넣었던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로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고발생의 시스템적 원인을 근본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비난할 대상을 찾아서 처벌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또 그 것으로 충분히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고 지내다가 또 다시 사고를 겪는 현상이 반복되는 현실속에서 안전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 우리말로 출간되어 많은 이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의료과실로 인해 해마다 적게는 4만4천명, 많게는 9만8천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미국의 의료계에서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그러한 관심은 전 세계로 확산됐다.

그 보고서의 제목은 'To err is human'('사람은 실수할 수밖에 없다')였다.

이 보고서의 발간이후 의료과실을 이해하기 위한 수 많은 연구와 발표가 이루어졌다. 사람의 실수경향과 패턴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고 사람의 실수가 궁극적인 과실로 연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그 수 많은 연구와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의 문헌에 등장하는 주된 참고문헌이 있는데 그 것은 바로 영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James Reason)이 1990년에 발간한 '휴먼에러(Human Error)'라는 제목의 책이다.

리즌은 이 책에서 이른바 '스위스 치즈모델'로 불리는 사고의 발생모델, 즉 사람의 실수가 시스템의 방어벽을 뚫고 사고로 연결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몇년 후 수정모델을 내놓아 현재는 수정모델이 더 널리 인용되고 있지만 이 책에서 리즌은 인간이 에러를 범하게 되는 이유를 기초부터 분석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의 구축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스리마일섬과 체르노빌 원전사고, 제브류헤 항만에서의 선박 전복사고, 챌린저호 폭발사고, 보팔공장의 유독가스 누출사고 등을 사례로 들어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

시스템적 안전을 강조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에러경향과 에러유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겪고 있는 수 많은 에러의 사례가 제시되어 있어서 그 자체로도 읽는 재미가 적지않다.

안전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 학생, 병원의 관리자에게는 필독서로 보이며 환자안전법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전 직원의 환자안전 마인드를 제고시키는 방법으로 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도서출판 영·401쪽·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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