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병원인의 병원신문 최종편집2020-10-20 22:44 (화)
삶의 희망과 용기 불어넣어주는 에너자이저
상태바
삶의 희망과 용기 불어넣어주는 에너자이저
  • 한봉규 기자
  • 승인 2015.08.17 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EICU 수간호사 김남영(52) 씨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병원장 이문수)에는 매년 1천여 명에 달하는 자살환자들이 찾아든다. 세계유일 농약중독연구소, 독성학 세계최고 권위자 홍세용 교수의 명성을 좇아 온 사람들. 한해 수백 명이 넘는 농약중독환자들이 이곳에서 잃어버릴 뻔했던 생명을 되찾는다.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농약중독환자들은 전 처치를 마치고 곧장 EICU(응급중환자실)로 이동해 집중치료에 들어간다. CRRT(지속적 신대체 요법) 등 최신 치료 장비들을 구비하고 있는 EICU는 세계 유일의 농약 및 독극물중독치료 전용중환자실이다.

EICU의 공기는 여느 중환자실보다 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스스로 삶을 포기한 이들의 생명이 백척간두에서 죽음의 그림자와 사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000씨, 제 말 들리시죠. 많이 좋아지셨어요. 우리 좀 더 힘내요!” 오늘도 EICU 무거운 공기를 뚫고 솔 음계의 경쾌한 목소리로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는 김남영 수간호사(52).

환자들 사이를 누비며 상태를 살뜰히 살피는 그녀의 족적 위로 희망찬 기운이 뒤따른다. 김 간호사는 병원에서 ‘에너자이저’로 정평이 나있다. 종종 직원들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일부러 전화를 걸어올 정도. 다양한 간호부의 행사에서도 단골 행사 마스터로 활약이 대단하다.

암울한 농약중독환자들에게도 그녀의 에너지가 필요했을까. 26년간 수술실, 회복실을 지켜오던 김 간호사가 지난해 3월 EICU로 근무지를 바꿨다. 그녀는 새 둥지에서도 에너자이저로서의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그녀는“돌발 상황이 많은 수술실과 회복실에서는 상황파악과 동시에 해결책을 떠올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환경에서 오랜 시간 길러진 적극성과 순발력이 EICU에 와서도 큰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져진 적극성과 순발력을 활용해 EICU 업무 효율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회진 때마다 약물중독환자의 특성상 구두로 보고하던 환자들의 세부정보를 일지로 만들었고 직접 보관하던 환자들의 음독 농약병을 사진으로 저장해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게 했다.

회복실 경험을 살려 환자의 의식상태를 측정하는 'BIS 모니터'를 도입해 더욱 세밀한 환자관리를 도왔다. 그녀 덕에 홍 교수의 진료는 더욱 경쾌해지고 빨라졌다.

“농약중독 환자들은 병세기복이 매우 심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죠. 간신히 고비를 넘기면 이번에는 보호자들이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무척 난감해요. 그런 상황에서도 보호자들을 끝까지 설득하고, 소중한 생명을 위해 결코 치료를 포기할 줄 모르는 홍 교수님은 정말 존경스럽다”며 교수님을 비롯한 동료 직원들의 노고에 고마움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는 김 간호사.

보호자 설득 중 폭행까지 당할 뻔한 험악한 순간에도 홍 교수는 결코 설득을 멈추지 않더란다. 그래서 그녀는 “중환자들의 곁을 지키는 것도 큰 보람이지만  교수님의 진료활동을 돕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보람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유달리 여럿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활동적이었던 김 간호사.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각종 놀이를 이끌곤 했다. 특히 병원놀이를 좋아했는데 누군가 보살피는 행위가 좋아 어려서부터 장래희망은 늘 간호사였다”고 말하는 그녀의 천직은 역시 간호사.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회복실에서 근무할 때도 그녀는 마취가 끝난 소아환자들이 엄마 품을 그리워할 것을 배려해 일일이 안아서 깨웠을 정도. 지금도 근무 후에는 인근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직업을 소개하는 재능기부 형식의 멘토수업도 하고 있다.

이렇듯 항상 자신이 아닌 남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건강 에너자이저 김 간호사. 그녀로 인해 오늘도 병원에는 희망과 활력이 넘실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