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는 의료계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에 천문학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 의료계만 해도 직접 피해가 5천억원에 가까웠고, 환자감소와 같은 간접적인 손실액까지 따지면 1조5천억원대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가가 너무 쓰라렸다.
메르스로 인해 지금까지 발생한 피해는 재난에 가깝다 치더라도 수습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는 인재로 보는게 맞을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정치권의 욕심, 책상위에서 무 자르듯 결정하는 행정당국 등 너무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손실보상을 다 해줄테니 메르스 확산을 저지해 줄 것을 부탁했던 고위 관료는 입을 다물어 버렸고 메르스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관심을 보였던 정치권은 추경예산을 삭감하는데 관심이 더 컸다. 그나마 정부에서 정한 당초 예산보다 1천500억원을 더 받아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가뭄과 경기 활성화에 메르스 손실보상 비용을 합쳐 책정한 4,100억원의 추경예산의 37%에 해당하는 1,500억원을 반영해 주었느니 추경예산으로만 보면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사실 이같은 상황을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다. 급할때는 달려와서 아쉬운 소리를 해대며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상황이 종료되면 남의 일이 돼 버리는 상황을 한 두번 지켜본 것도 아닌데...영 마음이 개운치 않다.
병원계로서는 이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손실보상은 고사하고 앞으로 감염병 대책이다 뭐다 해서 돈 들어갈 일이 더 많지만, 어쨌든 다시 판을 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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