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자은행 세계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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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정자은행 세계시장 공략
  • 윤종원
  • 승인 2004.10.0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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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남성들이 다른 유럽 국가들을 제치고 국제적인 정자 공급원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30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자전거를 유난히 잘 타고 3개국어를 술술 말하는 키 큰 금발 어린이를 보면 덴마크 아루스대학 남학생의 생물학적 자식들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라면서 이들의 번식률은 놀라울 정도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정자은행인 덴마크의 크리오스 인터내셔널사에는 매일 아루스와 코펜하겐으로부터 용돈을 벌기 위해 찾아오는 남자 대학생들이 수십명씩 드나든다.

각종 검사를 거쳐 합격한 정자들은 냉동돼 크리오스 지사가 있는 세계 40개국으로 수출된다.

크리오스 본사의 올레 슈 상무는 전세계적으로 스칸디나비아인의 특징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순수한 스칸디나비아제 부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덴마크의 대학생들은 푸른 눈과 금발, 큰 키의 아이를 약속하는 보증수표라고 강조했다.

크리오스의 미국내 웹사이트에는 토르, 아르베, 옌스 등 가명을 사용한 대학생들의 신상 명세가 줄줄이 올라와 있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축구와 스키는 물론 살사댄스와 배드민턴도 즐기는 스포츠맨들이고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에 영어와 독일어도 유창한 것으로 소개돼 있다.

슈상무는 고객들이 이런 정자 제공자들을 원하는 까닭은 `슈퍼아기"를 갖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자신들과 외모가 닮은 아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주고객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출신 독신 여성과 레즈비언들이라고 전했다.

1987년 설립된 크리오스사는 지금까지 자사에서 공급된 정자로 태어난 아기가 전세계에서 1만명이나 된다고 밝히고 자사 상품의 임신성공률은 평균치보다 높은 12∼31%나 된다고 자랑했다.

한 아버지의 자식임을 서로 모른 채 일어날 수 있는 근친상간을 피하기 위해 한 남성이 정자은행을 통해 태어나게 할 수 있는 아기의 수는 제한되지만 이는 정자제 공자의 거주국과 정자 공급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생식의학회 지침에 따르면 인구 80만명 거주지당 제한인원은 영국이 10명,덴마크와 미국이 25명이다.

크리오스사의 고객 한 사람은 여러 나라로 정자가 팔려간 결과 자기도 모르는 자식을 101명이나 둔 예도 있다.

최근 스위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정자 공급자의 신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던 정책을 바꿔 필요한 경우 아기의 생부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는 내년 1월, 영국은 내년 5월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요즘 유럽에서는 입양아와 마찬가지로 인공수정아들의 생부찾기 소송이 한창이고 이 때문에 많은 젊은 남성들이 훗날 생면부지 자식과 갖게 될 지도 모르는 감당못할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다.

크리오스사의 단골인 24세의 한 대학생은 "산다는 건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이라면서도 만일 실명을 공개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면 한 번에 40달러씩 버는 `일"은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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