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통증, 심근경색? 역류성식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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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통증, 심근경색? 역류성식도염?
  • 박현 기자
  • 승인 2015.01.16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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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을 알아야 병을 잡는다

영업부서에 근무하는 오 모 씨(42세·남)는 연말연시 약속이 많던 지난 두어달 전부터 체한 느낌과 함께 가슴에 통증이 자주 느껴졌다.

평소 술, 담배를 즐기는데다 성격 탓에 다른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오 씨는 언젠가 신문에서 읽었던 '40대 돌연사' 기사가 생각났다.

돌연사 이유 중 하나인 심근경색과 자신의 증상이 비슷하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은 오 씨의 병명은 다행히도 '역류성 식도염'이었다.

현대유비스병원 내과 양동주 과장은 “역류성 식도염과 심근경색은 가슴통증 등 비슷한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 질환이다”며 “질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고 무엇보다 두 질환 모두 방치하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자가진단으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알고도 방치하는 역류성식도염, 잘못된 자가진단으로 심근경색 놓칠 수 있어

역류성 식도염은 위속에 있어야 할 위산 또는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돼 식도 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도나 위의 해부학적인 기형, 위와 식도 사이에 위치하는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로 발생한다.

괄약근은 특정 기관의 개폐에 관계하는 일종의 밸브역할을 하는 고리모양의 근육으로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느슨해지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고 역류한 위산이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된다.

주로 목에 뭔가 걸려있는 느낌, 속 쓰림과 신물이 올라오고, 잦은 트림, 속쓰림, 삼킴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심근경색으로 오인하게 하는 주요 증상이다. 이 외 심한 입냄새가 동반되어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부분의 증상은 낮보다는 밤에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식습관 변화와 스트레스 등으로 '현대인의 고질병'이 되어가고 있는데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 없이 증상을 방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은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뿐 아니라 식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자가진단으로 심근경색 등과 같은 고위험군 질환을 놓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유비스병원 내과 공경택 부장은 “역류성 식도염은 괜찮아 지는 듯 하다가도 쉽게 재발하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증상이 심해지면 통증 때문에 식사나 수면 등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받으므로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내시경검사로 진단하며 위내시경검사로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 식도로의 위산 역류여부를 검사하는 식도 산도검사로 진단 가능하다.

식도 산도검사는 식도 하부에 산도여부를 측정하는 작은 기계를 삽입해 24시간 동안 식도내의 산도를 검사함으로써 위산 역류여부를 진단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비만을 예방하고 고지방 식품 섭취 제한, 술, 담배, 과식을 피함으로써 등의 식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 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약물치료는 위산분비를 억제하거나 위식도운동촉진제, 위점막보호제 등을 환자의 증상별로 조합한 약물을 처방한다.

협심증, 심근경색은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 나타나

역류성 식도염과 자주 혼동하는 질환으로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이 있다. 이는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질환인 만큼 치료법도 다르므로 반드시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또한 이미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추후 나타날 수 있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슴통증의 양상을 정확히 알고 평소 나타나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과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강도가 심해지면 다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역류성 식도염에서의 가슴통증은 가슴, 즉 명치 바로 윗 부분에서 대부분 나타난다. 가슴에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거나 가슴이 아리는 듯하고 불쾌감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역류성 식도염은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진다. 식사 후, 눕거나 앞으로 구부린 자세를 취할 때, 갑자기 살이 쪘을 때가 그 대표적인 예다. 반대로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어 침을 많이 삼킬 때, 제산제를 복용했을 때는 증상이 좋아진다.

협심증은 가슴 복판 깊숙한 곳이 조이는 듯, 쥐어짜는 듯 아픈 가슴통증과 함께 간혹 목이나 턱, 외쪽 팔 안쪽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협심증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심근경색으로 악화되어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근경색은 가슴통증이 협심증에 비해 훨씬 정도가 심하며 15~2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또한 활동을 할 때도, 안정을 취할 때에도 나타나며 식은땀이나 구역질을 느끼기도 한다.

여성과 남성이 느끼는 심근경색의 증상도 다소 다르다. 여성은 메스꺼움 같은 멀미 증상, 식은 땀, 어지럼증, 숨이 차거나 숨을 헐떡이는 증상을 느낀다. 남성은 가슴이 꽉 조이는 느낌이나 압박감과 통증, 호흡곤란, 가슴이 꽉 찬 느낌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 모두 한쪽 어깨나 목, 팔, 팔꿈치로 통증이 퍼지거나 감각이 무뎌지기도 한다. 한밤 중 가슴을 조이는 듯한 통증 때문에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역류성 식도염과 오인하기도 한다.

양동주 과장은 “심혈관질환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증상을 잘 관찰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과 마찬가지로 올바른 식생활 습관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만큼 과식과 고지방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비만관리 등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Tip.역류성 식도염, 이렇게 예방하세요!

첫째, 고지방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고기나 기름기 많은 식품, 튀김류, 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음식의 위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복압을 상승시켜 위산 역류가 일어나기 쉽다. 또한 식사 시 많은 양의 물이나 국을 먹는 것도 피하도록 한다.

둘째, 과식을 피한다. 과식을 하면 위 속 내용물의 양이 늘어나 위산분비가 증가되고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식도로 역류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셋째, 음주와 흡연은 피한다. 알코올, 커피 등의 음식은 위액분비를 촉진시키고 위액의 양 증가는 바로 위액 속 위산의 증가로 이어져 역류의 기회를 제공한다. 흡연 역시 식도 괄약근을 약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넷째, 식후 바로 눕는 행동이나 취침 전 야식을 먹는 습관을 피한다.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구부린 자세를 취하면 위 속 내용물이 위식도 연결부위에 위치하게 된다.

취침 시 상체 부위를 약간 높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반 침대에서 상체를 높이고 자는 것이 쉽지 않지만 베개나 쿠션, 이불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다섯째,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특히 복부비만은 복부지방이 복압을 높여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허리띠를 꽉 졸라맨다든지 꽉 끼는 바지를 입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도움말=공경택(현대유비스병원 내과 부장/www.uvishospital.co.kr)·양동주(현대유비스병원 내과 과장/www.uvishospi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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