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새 빛을 준 아름다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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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새 빛을 준 아름다운 죽음
  • 윤종원
  • 승인 2005.08.1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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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 박리증"이라는 병으로 수술받던 40대가 수술전 약속했던 각막기증으로 시각장애인 2명의 인생에 새로운 빛을 주고 떠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3일 오전 3시30분께 부산대병원에서 대동맥 박리증으로 수술을 받다 숨진 최인호(41)씨.

최씨는 끝내 유명을 달리했으나 최씨의 각막 2개는 각막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던 시각장애인 2명에게 고스란히 이식돼 이들에게 새 빛이 됐다.

최씨가 앓은 대동맥 박리증은 심장에서 나오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 안의 내막과 중막이 파열되면서 혈관 전체가 분리되는 병으로 이들 막의 파열 즉시 수술받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은 병이다.

최씨와 가족들은 수술을 해도 소생 확률이 높지 않다는 판단하에 수술 3일전인 9일께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부산지역본부에 연락해 "수술 후에 사망할 경우 각막 및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측에서 병원을 찾자 최씨는 "저는 비록 건강이 나빠 고생을 했지만 제 남은 신체가 다른 사람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다.

소중한 가족을 잃는 고통에 시달리던 최씨 가족들도 `생명 나눔"이라는 최씨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시신기증에 동의했다.

24시간이 넘는 대수술에도 최씨는 결국 숨을 거뒀지만 최씨의 각막은 13일 오후 부산대병원 이지은 교수의 집도로 각막이식 대기자 2명에게 고스란히 옮겨져 이들에게 앞을 볼 수 있는 생명의 빛이 됐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관계자는 "우리 나라 시각장애인 가운데 2만명은 각막 이식만 받으면 앞을 볼 수 있으나 각막기증자는 매년 200여명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소중한 생명나눔을 실천한 최인호씨와 가족의 숭고한 사랑 실천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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