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숙취운전의 치명적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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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숙취운전의 치명적 유혹
  • 박현 기자
  • 승인 2014.08.18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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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여름철 음주교통사고의 9.6%가 숙취운전
운전자의 판단력, 주의력, 운동능력이 저하돼 사고로 직결

얼마 전 발표된 싸이의 신곡 '행오버(hangover)'는 '숙취'를 뜻하는 노래 제목처럼 한국의 음주문화를 주제로 삼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술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에서 술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여름철에는 날이 덥고 해가 길어져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늦은 시각까지 이어이며 또한 휴가철에는 가족 및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늦은 시각까지 술을 마실 기회가 많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전날 새벽까지 과음을 한 후 다음날 아침, 운전을 하게 되면 숙취운전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여름 휴가철 발생하는 숙취운전 사고

도로교통공단에서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최근 3년(‘11~’13년)간 여름 휴가철(7월16일~8월15일)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600건의 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사망하고 949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가철은 숙취운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시기로 오전 시간대(6시~10시) 음주교통사고 비중(9.6%)이 평상시(8.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모 씨(남, 35세)는 여름휴가로 떠난 피서지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반가운 마음과 들뜬 기분에 밤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서 많은 양의 술을 마셨다. 새벽시간까지 일행들과 어울리던 박 모 씨는 휴가를 마치고 귀갓길 차량 정체를 피해 아침 일찍 출발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4~5시간 정도 밖에 잠을 자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아직 술이 덜 깬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박 모 씨는 운전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아 운전대를 잡았지만 여름 휴가철 특별 음주 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6%로 적발되어 100일간 운전면허 정지가 됐다.

이러한 유형의 운전자 대부분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이 되면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을 한다. 혈중알코올 농도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되는 사례를 살펴볼 때 숙취상태에서의 운전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음주운전의 여부는 체내에 남아 있는 알코올농도가 얼마나 되는지가 기준이 된다. 숙취상태에서 운전을 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에 정해져 있는 혈중알코올농도 0.05%이상이 되면 음주운전과 똑같이 처벌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흔히 음주운전이라고 하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까지 음주 후 귀가하면서 운전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숙취운전에 대한 위험도 인식이 낮아 아직 취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대수롭지 않게 운전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전날 늦게까지 과음을 한 후 다음 날 아침 운전을 하게 되면 알코올이 운전자의 행동에 영향을 주어 결국 숙취운전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숙취가 운전에 미치는 영향

몸 안의 알코올 성분은 어떻게 분해되며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모두 없어지는 것일까?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되며 적은 양의 알코올만이 분해되지 않고 호흡이나 소변, 땀 등을 통해 체외로 배출된다.

보통 몸무게 70kg인 성인남자를 기준으로 할 때, 혈중 알코올 농도는 일반적으로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상승해 혈중 최고농도에 이른 후 시간당 0.008~0.03(평균0.015%)씩 감소하게 된다.

흔히 알코올 분해 효소로 인해 알코올이 빨리 해독되는 것을 숙취 해소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술을 빨리 깬 것이지 숙취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숙취는 음주 후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으로 보통 술 마신 다음날 속쓰림, 메스꺼움, 구토, 현기증,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숙취는 음주의 양이 많고 적음을 떠나 개인의 알코올 처리 능력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 숙취는 술에 포함되어 있는 에틸알코올이 혈액이나 간에 분해된 후 생겨나는 독성물질 즉, 아세트알데히드가 해독되지 않고 혈액에 쌓여서 발생한다. 때문에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해도 숙취는 다음 날 아침 또는 음주 뒤 시간이 흐른 후에 발생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전날 음주 후 잠을 자고 나면 본인은 술이 다 깼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체내에서는 아직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음주상태와 크게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면 분해되지 않은 알코올로 인해 판단력 장애, 주의력 저하, 반응시간 지연 등으로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피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 때문에 소주 한 병을 마셨다면 최소 6시간에서 최대 10시간이 경과해야 숙취가 해소되므로 술을 마시고 나서 평균 8시간이 지난 후 운전을 해야 숙취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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