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환자는 여름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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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환자는 여름이 무서워!
  • 박현 기자
  • 승인 2014.07.08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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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휴가 생각으로 즐거운 사람들도 있지만 여름이 마냥 두려운 사람들도 있다. 바로 관절염 환자들이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햇볕이 뜨겁고, 비가 자주 내리는 전형적인 고온다습의 계절이다. 더운 날은 에어컨의 강한 바람 때문에 습한 날은 내리는 비 때문에 관절 통증이 심해져 관절염 환자들에게 여름은 괴로운 계절일 수밖에 없다. 여름철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관절염 환자들이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무더운 날, 에어컨 찬바람과 시원한 맥주는 관절염의 적

따가운 태양, 지글거리는 아스팔트, 등과 얼굴을 타고 내리는 땀 한 방울. 여름철 이와 같은 무더위를 식혀주는 에어컨, 선풍기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다.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쐬러 여름철이면 관공서나 은행 같은 공공기관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무실이나 집에서의 에어컨, 선풍기의 시원한 바람이 반갑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찬바람에 의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관절염 환자들이다.

찬바람에 의해 체온이 낮아지면 몸 속에서는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관절 주위에 있는 근육이 긴장하게 돼 관절이 뻣뻣해진다.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이 차가워지고 굳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들어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의 찬 바람은 무릎 안쪽의 압력을 높이게 되는데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염증이 심해지고 부종을 악화시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무더운 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찬 맥주를 마시는 일도 조심해야 한다. 알코올은 몸에 들어가면 혈관을 일시적으로 팽창시켰다가 다시 쪼그라들게 한다. 이러면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통증이 더 심해진다.

장마철에는 기압차로 관절 통증 심해져

그렇다고 관절염 환자들이 무더운 날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가 내리는 날도 조심해야 한다. “다리가 아픈거 보니 비가 오려나보다”라고 말씀하시던 할머니들의 일기예보가 틀리지 않았던 이유는 궂은 날씨를 몸이 먼저 알고 반응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늘 날이나 장마철에는 관절통증이 심해진다.

비가 내리는 날이나 장마철에는 흐린 날씨로 기압이 낮아지면서 관절 내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게 되고 이로 인해 관절 내의 활액막(관절의 뼈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에 분포된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화된다.

더욱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햇빛이 없어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는 생체리듬에 관여해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기분이 쳐지다 보니 몸까지 더 아픈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더불어 통증이 심해 지다보니 밤잠을 못 이루게 된다. 잠을 잘 때에는 통증억제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나오는데 잠을 설치면 엔도르핀 분비가 잘 일어나지 않게 돼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도 통증을 심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걷기 등의 꾸준한 운동은 뼈와 연골조직을 건강하게 하고 관절 주의 근육을 강화한다.

하지만 내리는 비 때문에 집안에만 있게 되면 활동량이 부족해 관절 주의 근력이 약해져 통증이 더 심해진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체중도 늘 수 있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이 받는 하중은 5kg 정도 늘어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처럼 부담감이 커지면 앓고 있던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다.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김성대 과장은 “우리나라의 여름은 햇볕이 뜨겁고 비가 자주내리는 전형적인 고온다습의 계절이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기후와 습도에 예민한 관절에 염증이 증가되고 부종이 악화되기 싶다”며 여름철 관절염 환자들은 특히 건강관리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여름철 온, 습도조절이 관절 건강 좌우

여름철 찬바람과 내리는 비로부터 관절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더운 날은 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은 피한다. 통증 부위에 찬바람을 직접 쐬는 것도 좋지 않다. 실내온도는 섭씨 26도로 유지하고, 외부와의 온도 차이는 5도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무실에서는 에어컨의 온도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작은 담요처럼 무릎을 덮어줄 수 있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갈증이 나더라도 맥주를 찾기보다 시원한 냉수나 보리차 등을 마시도록 한다.

비가 내리는 날이나 장마철이 되면 80% 이상 되는 습도를 50% 이내로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름철 외출할 때 잠깐씩 난방을 하거나, 습기를 조절해주는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키우는 게 좋다. 또한 주변에 숯을 배치하는 것도 습기 조절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관절염 환자라면 아무리 더워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40~42도 온도의 물에서 10~15분간 따뜻한 온욕을 하는 게 좋다. 따뜻한 물에 통증 부위를 담그고 있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온욕을 하는 동안 가볍게 통증 부위를 마사지해주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몸이 찌뿌드드하고 뻐근할 때 온돌, 찜질방, 온천 등을 찾아 몸을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 부위에 온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진통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출을 하고 난 후나 일을 하고 난 뒤 무릎에 열이 있거나 부기가 있을 때에는 냉찜질을 해야 한다. 부기가 없는데도 냉찜질을 하면 관절이 굳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차가운 곳에 노출될 때 근육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관절염 환자, 여름은 이렇게

▶운동은 꼭 하라 : 꾸준히 운동을 하면 근력도 좋아질 뿐더러 관절도 유연해진다. 더불어 통증을 줄여주고 통증이 동반하는 피로감도 없애준다. 또 뼈가 튼튼해지면서 골다공증과 골절도 예방할 수 있다.

덥거나 비가 내린다고 해서 꼼짝없이 누워 있으면 관절이 뻣뻣해져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진다. 여름철에 체중의 부담감을 줄이면서 관절의 건강을 도울 수 있는 운동으로는 수영이 있다. 단 접영과 평영은 영법의 특성 상 무릎을 자주 구부렸다 펴야 하므로 피한다.

만약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30~40번씩, 일주일에 3~4회 정도 물속에서 걷는 동작만 반복해도 도움이 된다. 날이 좋지 않을 때에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고정식 자전거 타기나 스트레칭 등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한다.

▶휴가는 바다로 간다 : 관절염 환자라면 산 보다는 해변으로 휴가를 가는 것이 좋다. 해변의 모래찜질과 해수욕은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주위의 피와 림프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이 유발되는데 모래찜질은 피와 림프액의 순환을 도와주고 염증 완화에도 효과가 있어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햇볕으로 달구어진 모래가 온찜질 기능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해수욕 역시 관절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바닷물 속 소금성분은 체액을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하게 하고 인체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해수욕은 신체의 신진대사를 도울 뿐 아니라 소염 작용이 있어 신경통이나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한다 : 날씨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너무 예민해지지 않도록 한다. 궂은 날에는 찜질기나 전기장판 등을 이용해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통증으로 불면증이 심해질 때에는 가볍게 스트레칭한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잠을 잘 때는 베개 등을 다리 밑에 받치고 잔다. 다리가 심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져 다리의 피로와 통증을 줄이는데 보탬이 된다.

하지만 여름철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여기고 통증을 참으면 질환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관절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도움말=김성대 과장(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과장/www.uvishospi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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