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자율교섭 무산...중재안 수용만 남아
상태바
노사자율교섭 무산...중재안 수용만 남아
  • 정은주
  • 승인 2005.07.22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원파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병원노사의 자율교섭이 사실상 무산돼 파업의 강도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병원노사는 지난 21일 마포구 도화동 소재 서울대학교총동창회관에서 오후 3시부터 교섭을 시작, 이후 서부노동사무소로 자리를 옮겨 22일 오전 7시까지 밤샘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주요쟁점에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직권중재 만료가 22일 자정이므로 노사자율교섭은 사실상 무산됐으며, 이로써 병원노사는 직권중재 만료전에 중노위가 내놓는 중재안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교섭이 시작될 때만 해도 노사 양측의 교섭타결 의지는 충만했으나 사안별 타결이 아닌 일괄타결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일부 의견접근을 이룬 부분마저도 생리휴가와 임금인상 등 주요 쟁점에 부딪혀 끝내 결렬로 이어지게 됐다.

이날 교섭에서 사측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수정안은 △임금인상 2% △최저임금 70만원 △주5일제 실시하되 토요외래진료 축소 유지 △이중쟁의행위 금지 △보건의료노조 유일교섭단체 인정 △산별협약의 우선 적용 △2006년 산별교섭 이후 사용자대표준비위원회 구성 △협약의 유효기간 2년 등이다.
노측이 제시안 요구안은 △산별교섭 정착을 위한 사용자단체 구성 △유효기간 1년 △다인병상 70% 이상 확보 △의료 노사정위 구성과 본격 가동 △비정규직 고용보장과 노조활동 보장 △임금 9.89% 인상과 + @ 등 산별적 타결방식 △비정규직 임금 추가인상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 82만원 △주 5일제 전면확대 시행과 인력충원 △보건수당 현실화 등이다.

노사는 이중 상당부분에 있어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임금인상과 생리휴가의 고비를 넘지 못한 것.

최근 병원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5일제로 인건비 부담까지 떠안은 사측은 임금인상 2%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고 노조측은 당초 9.89%에서 7% 선까지 요구조건을 낮췄지만 타결되기에는 입장차가 너무 컸다.

생리휴가 부분에 있어서도 노조측은 기존 직원은 생휴를 임금으로 보상해주고, 신입직원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지난해 산별협약 내용에서 한발 나아가 전직원에게 모두 보상해 줄 것을 요구해 사측의 반발을 샀다.

교섭결렬을 선언하면서 사측 간사를 맞고 있는 수원지방의료원 박찬병 원장은 “자율교섭을 하지 못하고 중재안으로 가게 돼 안타깝다”며 “아직 병원산업은 산별교섭을 할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자율교섭이 가능한 시간은 오늘 하루 남았지만 사실상 교섭재개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노측이 중재안 거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이므로 오전 10시 중앙노동위원회 중재조정회의에는 사측만 참석, 제반상황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측은 이후 투쟁방법과 교섭계획 등을 수립해 중재안 거부 투쟁을 벌이고 병원파업도 현재보다 강화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